무통분만은 무엇일까요?
무통분만은 무엇일까요? 무통? 통증이 없는 분만? 저는 제가 임신을 했을 때 무통분만이란 이름만 들었을 때는 통증 없이 하는 분만인 줄 알았습니다 무통분만이 대중화되지 않은 시절에 출산을 한 저에게는 그 당시 무통 분만은 분만의 천국이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통증의 없는 게 아니고 통증을 경감한다는 의미였습니다 무통분만이라는 걸 시작하는 때 여서 제 주치의 선생님도 아직은 검증이 되지 않은 부분들도 있다면서 권하지 않으셨어요 결국 저는 임신성고혈압으로 인해 제왕절개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생겨 제왕절개를 했지만 제왕절개 또한 지금처럼 하반신 마취가 아닌 전신 마취를 했던 때였고 수술 후 폐렴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배가 아파도 기침을 해야 했답니다 무통분만의 정식이름은 경막 외 무통분만입니다 척추 경막의 바깥쪽 공간으로 관을 넣어서 그곳으로 약물을 주입해 배꼽 아래의 감각을 둔하게 만들어 진통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진통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이어서 산모의 의식에는 지장을 주지 않아 산모는 평소와 똑같이 남편과 이야기도 하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분만의 모든 과정을 알 수가 있답니다 요즘은 자연분만을 진행하는 산모들의 대부분 무통분만을 하고 있습니다 무통주사를 맞는 시기는 병원마다, 주치의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보통 무통 시술은 분만 진행이 30%가량 진행이 되었을 때 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요즘은 무통시술을 하는 시기가 분만의 진행 정도보다 산모의 통증이 기준이 되어 가는 추세입니다 30% 정도의 진행이 되지 않았더라도 산모가 진통으로 인해 무통을 원하면 무통 시술을 해 주기도 한답니다 무통약을 주는 방식도 병원마다 다른데 대부분의 병원들이 간헐적으로 주입하는 방식을 사용하지만 때로는 지속적으로 주입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간헐적인 방법으로 약을 주입하는 경우 평균 2시간 간격으로 약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번 2시간 간격으로 약을 주는 건 아닙니다 약이 들어가야 하는 시점에서 태아의 상태, 산모의 혈압, 자궁경부의 열린 정도 등을 바탕으로 평가를 해서 약을 줄 수도 있고 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무통분만의 진통 억제 지속 시간은 평균 2시간 정도입니다 그 또한 분만의 진행정도에 따라 무통약의 지속 시간에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산모님들께서 무통주사를 처음 맞았을 때와 2~3번 맞으면서 통증이 감소하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말씀을 많이들 하시는데 그건 분만이 더 많이 진행이 되어 그렇습니다 그리고 예전엔 분만이 임박하면 무통약의 효과 때문에 산모가 진통을 잘 느끼지 못해서 힘주기가 잘 되지 않는다고 무통약을 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자궁 경부가 10cm 다 열린 경우도 무통약을 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줄 경우 통증 컨트롤이 잘 되지 않고 힘주기도 잘 되지는 않지만 분만 후 처치 시에 통증 경감에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분만 후 처치를 할 때 무통약을 추가로 주기도 합니다 그럴 경우 경산모에게 있을 수 있는 훗배 앓이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모든 기술이 발전하듯 의학도 발전을 거듭하면서, 그리고 인권이 중요해지면서 병을 치료하는데 방해가 되는 요소가 아니라면 통증을 줄여 환자의 인권을 보장하는 방법으로 많은 의료 기술들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무통분만은 초기에는 10만 원이 넘는 고가의 비용이었으나 몇 년 전부터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어서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시술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산모들 사이에서 무통천국이라고 말할 정도로 무통을 하기 전과 후는 너무도 다른 세상을 맞이하게 됩니다 현장에서 일을 하며 무통이 없었으면 자연분만이 아직 존재하고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효과도 좋고 산모님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그러나 모든 의료 시술이 그러하듯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단점도 있고 부작용 또한 있습니다 무통분만은 선택사항이지만 선택사항이 아닌 거의 필수가 되어버린 요즘 이 무통분만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무통분만의 장점
무통 분만의 장점 중 최고는 통증의 경감일 것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통증 중 거의 최고 수준의 통증을 느낀다는 진통을 거의 없애주는 거보다 큰 장점은 없으리라 봅니다 무통 시술을 했을 경우 개인차이가 조금은 있지만 진통, 즉 배뭉침조차도 못 느끼시는 분들도 계시고 배뭉침 정도는 느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너무 아플 때 통증을 경감시켜 조금의 여유를 주어 마지막에 힘주기 하는데 힘을 비축해 두었다가 쓸 수가 있습니다 초산모의 경우 자궁 경부가 부드러워지고 그다음에 경부가 열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 자궁 경부가 부드러워지는 순간이 진통이 심하게 오는데 그때 무통약이 들어가게 되면 통증 경감하는 효과도 있지만 자궁경부가 부드러워지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렇게 되는 경우 분만의 진행 또한 빨라지게 됩니다 첫째 이후 경 산모들의 경우 자궁경부가 부드러워지고 열리는 게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첫째에 비해 진통을 하는 시간은 비교적 짧은 편입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짧고 굵게 휘몰아치듯이 통증이 밀려오게 됩니다 그럴 때 무통 주사를 맞게 되면 정신을 좀 차리고 첫 번째의 경험을 살려 제대로 힘을 잘 주게 되는 거죠 바로 앞에서 말한바대로 분만이 임박하거나 분만 후 무통약을 주기도 합니다 그때 무통약을 주면 분만 후 회음절개를 한 곳의 후 처치 시 산모님들은 편안하게 있을 수 있습니다 회음절개를 하는 곳에 부분마취를 하기는 하지만 사실 그것만으로는 절개 부위 봉합 할 시 통증 경감에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분만 후 추가적으로 들어간 무통약으로 인해 고통 없이 후 처치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분만하고 나서 후 처치를 하면서 산모님과 원장님은 산전 검사를 받으러 다녔던 열 달의 시간을 이야기하며 서로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게 있습니다 진통을 하면서 산모님들도 힘들지만 뱃속의 태아도 그동안 자신이 지냈던 환경과는 다른 환경이 진행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극심한 통증으로 과호흡이 오게 되면 태아에게까지 산소가 공급이 되지 않아 태아의 심박수에 변화가 생기기도 합니다 산모의 과호흡은 어지럼증과 구토, 손, 발 저림, 다리에 쥐가 나는 등 배도 아픈데 또 다른 이중의 고통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무통주사로 인해 산모님께서 안정을 찾으며 뱃속의 태아 또한 안정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통증이 오면 통증을 참기 위해 힘을 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럴 때 자궁도 함께 힘이 들어가면서 경부가 잘 열리지 않게 되며 진행이 늦어지기도 하는데 그런 상황에 무통약이 들어가면 통증이 경감이 되어 릴랙스가 되면서 분만 진행에도 도움이 됩니다 현장에서 일을 하는 저희들끼리 하는 이야기 중에 몸에서 힘을 얼마나 잘 빼느냐에 따라 분만의 진행이 달라진다는 말을 하기도 할 정도로 몸에서 힘을 빼는 게 중요하지만 진통으로 인해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럴 때 무통으로 릴랙스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임신을 하고 임신성고혈압이 있는 경우에는 통증으로 인해 혈압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임신성고혈압 산모가 분만을 위해 입원을 하게 되면 저희는 통증 컨트롤에 좀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됩니다 통증으로 인해 혈압이 상승하는 걸 막기 위해서입니다 무통을 해도 혈압이 계속 상승되어 때로는 응급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임신성고혈압이 있는 산모의 경우에는 이 무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그 효과를 잘 보는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무통분만의 단점
무통 시술은 진통이 없는 시기에 하는 게 아니라 통증이 시작되어 힘들어질 때 하게 됩니다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는 시기에 무통시술을 하기 위해 옆으로 돌아 누워 자세를 잡고 그 자세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시술을 하는 동안 새우등 모양으로 하고 그 자세에서 움직이지 않고 몇 분을 있어야 합니다 그동안에 진통이라도 오면 자세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경막 외의 아주 좁은 공간으로 관을 삽입해야 하다 보니 작은 움직임에도 척추가 움직이게 되고 시술을 하는 마취과 전문의의 입장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을 감각으로 찾아 들어가 관을 삽입하는 게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무통 시술을 받는 동안 움직이지 못하게 합니다 진통이 왔을때 배가 눌릴 정도의 웅크린 자세를 유지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무통시술을 하고 작은 관을 경막 바깥으로 넣어 교감신경을 차단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혈압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혈압이 떨어지는 걸 막아주기 위해 수액을 주기도 하지만 혈압이 떨어지면 혈류량이 감소를 하면서 태아의 심장박동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대부분은 산모에게 산소를 투여하거나 자세변경을 하고 수액을 주는 것만으로 바로 회복이 되지만 드물게 회복이 되지 않을 경우 응급제왕절개를 하기도 합니다 무통시술 후 무통약을 주입하게 되는데 병원마다 사용하는 약물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마취약이 들어가게 됩니다 마취약이 들어가면서 투입되는 약으로 인해 경련과 구토, 어지럼, 두통, 피부가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증상들은 호전이 됩니다 무통 시술 후 아주 드물게 두통을 호소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러한 두통은 대부분 5~7일 정도면 괜찮아지게 되지만 시간이 지나도 호전이 되지 않을 경우 주치의와 마취과 전문의와 상의 후 자가혈액봉합술이라는 것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자가혈액봉합술을 시행하면 두통이 언제 있었냐는 듯이 바로 없어지게 됩니다 무통시술을 좀 이른 시기에 할 경우 오히려 분만이 늦어지기도 합니다 무통약이 들어가고 급속으로 분만 진행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경산모에게서 많이 생기는 현상입니다 분만이 임박한 시점에서 힘주기를 해야 하는데 배뭉침이나 진통을 느끼지 못해 힘을 주지 못하거나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통시술을 하고 다리 감각에 이상을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 2~3일 내에 회복이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몇 달에 거쳐 서서히 회복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산모님들은 매우 불안해하시는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좀 늦을 뿐이지 시간이 지나면 감각은 다 돌아온답니다
오늘은 무통분만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산모님들 사이에서 무통천국이라고 말을 할 정도로 무통 시술을 하기 전과 후가 너무도 다릅니다 오래전 산부인과 의사이신 남자원장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이 나네요 신이 출산이란 걸 여자가 아닌 남자가 하게 했더라면 아주 오래전에 인구멸종이 되었을 거라는 농담을 하신 적이 있으십니다 그만큼 힘들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네요 우리는 그 힘든 걸 해내는 멋진 여자들입니다 그 힘든 고통의 시간을 덜어주는 무통주사가 있어서 자연분만에 도전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게 아닐까 합니다 부디 무통의 힘을 빌어 산모와 아기 모두 힘들지 않게 순산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