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은 여성의 삶에서 가장 기쁜 순간일까요 아님 가장 힘들었던 순간일까요 너무 아프고 힘든 시간을 견뎌 내고 출산을 하게 됩니다 출산 후의 고통이 가시기도 전에 너무 예쁜 아가를 보는 순간 바로 전까지의 죽을 거 같았던 통증에 대한 기억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초음파로만 보아 왔던 내 아이를 만났다는 기쁨 만이 남는 게 출산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주 오래전 저희 할머니께서는 하늘이 노랗게 보이고 문고리가 물렁물렁 해져야 애기가 나오는 거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파란 하늘이 노랗게 보이고 쇠로 된 문고리가 물렁하게 느껴진다는 건 제정신이 아니라는 뜻인 듯합니다 통증의 강도가 어마어마하다는 이야기를 비유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그렇게 힘들게 출산을 하고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때에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바로 분만 후 생기는 합병증입니다. 분만 후 회복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을 미리 알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은 분만 후 발생할 수 있는 주요 합병증과 그에 대한 예방 및 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산후 출혈 ( Post partum bleeding )
분만 후 출혈은 대부분 출산 후 24시간 이내에 생기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자연분만은 500ml, 제왕절개는 1,000ml의 출혈이 있을 때를 산후 출혈이라고 합니다 산후 출혈은 분만실에서 20년 가까이 일을 한 제가 제일 무서워하는 분만 후 합병증입니다. 출산 후 자궁수축이 되지 않아 출혈이 되기 시작하면 짧은 시간 많은 양을 피를 흘리게 됩니다 출혈되는 양이 많아지면 산모의 혈압이 떨어지고 맥박은 빨라지면서 산모님들은 구토나 메스꺼움, 졸음과 같은 증상을 느끼십니다 이럴 경우는 병원이 응급 상태로 모든 시스템이 전환이 되면서 수혈을 위한 준비와 3차 병원 전원까지도 생각하게 됩니다 산후 출혈은 대부분 출산 몇 시간 내에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산후출혈의 원인은 분만 후 커졌던 자궁이 수축이 되어야 하는데 수축이 잘 되지 않아서 생기는 산후 출혈이 가장 흔하게 있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자궁수축을 해 주는 약제들을 쓰게 되면 증상이 호전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태아가 나오고 태반이 자궁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다 떨어져 나오지 않고 잔류태반이 남아 있을 경우 자궁 수축이 잘 되지 않아 출혈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초음파를 통해 잔류태반 여부를 확인하고 잔류태반이 있을 경우 잔류태반을 제거하면 자궁수축이 좋아지면서 출혈이 멈추게 됩니다 그리고 태아가 나오면서 자궁이나 질벽에 깊게 상처가 난 경우, 혹은 상처가 나면서 혈관이 찢어지게 될 때에도 출혈이 될 수 있습니다 상처가 난 자궁이나 질벽, 찢어진 혈관을 봉합함으로써 출혈을 멈추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혈액응고장애가 있는 산모들의 경우는 이야기가 좀 달라지게 됩니다 혈액응고장애가 있는 경우 기본적으로 3차 병원에서 출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그곳에서도 출혈이 멈추지 않을 경우 자궁으로 가는 혈관을 묶어주는 시술을 하기도 합니다 산후출혈은 산모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중대한 질병입니다 산후 출혈은 막을 수 없더라도 산후 출혈이 왔을 때 견뎌낼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그러니 임신 중 정기검진을 잘 받으시고 건강한 식생활과 운동을 하시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분만 후 감염
분만 후 감염은 출산 후 산모의 신체에 발생할 수 있는 감염을 말합니다. 모든 질병이 그러하듯이 분만 후 발생하는 감염 또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합니다 분만 후 감염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자궁내막염입니다 분만 후 자궁 내막에 세균이 침투하여 발생하는 감염입니다 이는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감염인데 주로 제왕절개를 한 경우에 그 발병률이 더 높습니다. 두 번째로는 제왕절개나 자연분만 시 태아가 나오기 위해 절개를 한 상처에 생기는 감염입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절개 부위에 세균이 침투하여 감염이 생기게 됩니다 세 번째로는 요로감염입니다 제왕절개를 하기 위해 요로에 꽂는 소변줄로 인해 요로에 상처가 생기기도 하고 자연분만 시 분만이 임박해지면 방광이 팽창될 경우 태아가 내려오는데 방해가 되기도 하고 산모의 방광이 자극을 받을 수 있어 도뇨를 해 주는 과정에서 요로에 상처가 생겨 감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제왕절개나 자연분만을 위해 사용하는 관들은 사이즈가 거의 일정하지만 산모들의 요도 사이즈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관을 삽입하는 과정에서 사이즈가 맞지 않아 상처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마지막 네 번째로는 유방염입니다 유방염과 젖몸살은 다른 질환입니다 유방염은 유방의 조직이 세균 감염에 의해 생기는 질환이고 젖몸살은 유선 내에 젖이 과다하게 차서 생기는 것입니다 두 가지의 증상은 비슷해도 유방염은 치료를 해야 하는 질환입니다 분만 후 감염은 다음과 같은 증상이 생깁니다 일단 감염이 되면 기본적으로 몸에 열이 나고 감염 부위에 통증이 생기게 됩니다 출산을 하고 38도 이상의 고열이 24시간 이상 지속되는 것은 기본적인 감염의 증상입니다 자궁내막염이 생긴 경우 특징적으로 나나 타는 증상은 하복부의 통증과 압통입니다 이런 통증은 움직이거나 자극을 주었을 때 더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출산 후 나오는 오로가 아닌 악취가 나는 질 분비물이 나온다면 이것은 자궁내막염으로 볼 수 있습니다 38도가 넘는 고열로 인해 오한과 발열이 생기고 맥박의 횟수가 증가하게 됩니다 자궁내막염이 생긴 곳이 방광 근처일 경우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있거나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도 생길 수 있습니다. 제왕절개나 자연분만 회음절개 부위에 감염이 생기면 절개한 곳이 붉어지고 열감이 느껴진다면 감염의 시작으로 보시면 됩니다 절개 부위에 염증이 심해지면 고름과 같은 분비물이 나오게 되면 절개 부위를 다시 오픈해서 소독을 하고 치료를 해야 합니다 그러니 감염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치료를 하시는 게 좋습니다 요로감염이 생기게 되면 자궁내막염에서 이야기한 소변볼 때 통증이 생기고 소변을 보는 횟수가 많아지는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는 자궁내막염 증상과도 비슷하지만 방광염 증상과도 비슷해서 출산 후 방광염 증상을 느낀다고 말씀하시는 산모님들도 있답니다 요로 감염이 경미한 경우는 특별한 처치가 없어도 잘 낫는 편이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꼭 치료하시기 바랍니다 유방염에 감염이 되었을 때는 유방이 붓고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젖몸살과 다른 점은 젖몸살의 경우 유방이 딱딱해지는데 유방염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모든 감염의 기본적인 치료는 항생제 치료입니다 가끔 항생제 치료를 거부하시는 산모님들이 계시는데 산부인과에서는 기본적으로 산모님들의 건강과 모유수유에 최대한 해가 되지 않는 약을 사용하고 있으니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서 더 큰 고통을 겪지 마시고 주치의와 상의하셔서 잘 치료받으시길 바랍니다
혈전증
혈전증은 출산 후 발생하는 혈액응고 기능이 증가하면서 생기는 합병증입니다 출산을 하게 되면 출혈이 생기고 그 출혈을 막기 위해 우리 몸은 혈액을 응고하는 인자를 만들게 됩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만들어진 혈액 응고 인자로 인해 혈전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긴 혈전은 혈액 순환을 방해하게 되는데 이 혈전이 어디로 이동을 하느냐에 따라 병의 심각한 정도가 달라지게 됩니다 특히 혈전이 다리의 정맥이나 폐로 갈 경우 심각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혈전증은 자연분만을 하신 분들 보다 제왕절개로 출산을 하신 경우 발생 빈도가 훨씬 높습니다 제왕절개가 출혈양도 많지만 수술 후 하루 정도는 거의 침상에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혈류속도가 느려져 혈전이 더 잘 생길 수 있습니다 비만인 산모, 고령출산인 산모, 흡연을 하시는 산모님들에게서 혈전증이 생기는 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혈전증 중 심부정맥 혈전증의 경우 종아리나 허벅지에 갑작스러운 통증이 생기면서 부어오르는 증상이 생깁니다 그리고 혈전이 생기면 혈액 순환이 되지 않아서 혈전이 생긴 부위의 피부가 붉거나 푸르게 변할 수 있습니다 혈전이 폐로 가는 폐색전증의 경우 숨이 차고 가슴 통증이 생기고 심박수가 빨라지고 어지럼증이 생겨 실신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는 응급 상황으로 즉시 치료를 해야 합니다 이렇게 무서운 혈전증을 예방하기 위해 특히 제왕절개를 하신 산모님들에게 압박스타킹을 신을 것을 권장합니다 압박스타킹은 다리의 혈류를 촉진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제왕절개를 한 당일 침상에서 가만히 있지 말고 다리를 들었다 놨다 한다거나 옆으로 돌아 눞는 등의 움직임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체내에 수분이 부족할 경우 혈전이 생길 확률이 높아지므로 제왕절개 후 물을 마시기 시작하는 시점부터는 한꺼번에 많은 양의 물을 마시지 말고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혈전증이 잘 생길 수 있는 고위험군에 있는 산모들에게는 경우에 따라 항응고제를 처방하기도 합니다 혈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전의 원인이기도 했던 흡연, 그러니 금연은 필수 조건입니다 출산 후 생기는 혈전증은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질환입니다 산모와 의료진 모두 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특히 다리 통증, 부기, 숨 가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건강한 출산 후 회복을 위해 적절한 움직임과 예방 조치를 통해 혈전증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게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산후 우울증
산후 우울증은 출산 후 흔하게 나타나는 합병증 중 하나입니다. 기분 저하, 피로감, 불안, 슬픔 등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우울증의 일종입니다. 이는 단순한 '베이비 블루스'보다 더 심각하고 지속적일 수 있으며, 적절한 치료와 가족과 주변 지인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산후 우울증은 출산 후에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수치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우리 몸이 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힘든 출산을 하고 그 후 육아로 인한 육체적 피로, 수면부족, 쉽지 않은 수유등으로 인해 스트레스와 부모가 되어 아이를 잘 키워야 한다는 책임과 부담감, 불안감 등이 산후 우울증 발생 비율을 높이게 됩니다 그러니 산후 우울증 예방을 위해서는 가족과 친구 등 주변인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혼자서 하는 독박 육아는 산모와 신생아 모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됩니다 또, 임신 전 우울증에 대한 기왕력이 있었던 산모라면 우울증 발생 확률이 더 높아지게 됩니다 산후 우울증은 출산 후 짧게는 며칠 내에 나타나기도 하고 몇 달에 겹쳐 증상이 호전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울증의 증상으로는 특별한 이유 없이 슬픔을 느끼고 일상생활이나 육아에 대한 흥미나 의욕이 떨어지게 됩니다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피로감이 잘 사라지지도 않으며 불안하고 초조해서 밤에 잠을 잘 못 자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수면량이 갑자기 늘어나기도 합니다 수면량의 변화와 함께 식욕에도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갑작스러운 식욕저하나 과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이 되면서 자신감이 하락하고 집중력도 떨어져서 집안 일도 잘 되지 않습니다 이런 증상들을 치료하지 않고 두면 산후 우울증이 심해져서 자살을 하거나 아기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산후 우울증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주변인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육아를 나눠서 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잠시 육아에서 벗어나 운동을 하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빨리 찾는 게 중요합니다
분만 후 합병증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이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출산 후 건강한 회복뿐만 아니라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저도 산후 우울증이 있었습니다 남편에게 수유로 인해 매운 거를 못 먹으니 백김치 좀 사다 달라고 며칠을 이야기했었는데 그날도 퇴근하는 남편의 손에 백김치가 없는 걸 보고 현관을 막 들어서서 신발도 벗지 못한 남편 앞에서 거실 바닥에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부터 여동생이 저희 집에 상주를 하며 제 육아도 돕고 집안 일도 도와주었습니다 물론 남편은 그 길로 나가 백김치를 사 왔고 퇴근 시간도 빨라졌답니다 그 덕에 산후 우울증을 심하게 겪지 않고 잘 넘어갔던 거 같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산후우울증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망설이지 말고 주변인들에게 도움을 청하세요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